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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7일의 도시/:: 이벤트 스토리

[백업] 영원한 7일의 도시 :: 여름과 바닷바람 - 3

by DACHAE_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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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토는 산책을 하러 나갔다. 니유도 나가서 놀겠다고 한다. 와타리는 해변에 가서 조개를 줍겠다고 한다. 

앙투아네트는 거실에 있기로 결정했다. 안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레이는 자기 방에서 일을 하고 있다. 로나크는 집에 없는 걸 보니 외출한 것 같다. 

 

이 시간을 누구와 함께 보내는 게 좋을까?

 

 

1. 유우토

 

 

유우토 : 안녕하세요. 지휘사님도 산책을 나온 건가요?

유우토 : 어라? 일부러 절 찾아 온 건가요?

지휘사 : 유우토를 찾으러 왔어. 뭘 하고 있는 걸까 싶어서.

유우토 : 사실 저도 일부러 이곳에서 당신을 기다렸어요.

유우토 : 사실, 레이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 지휘사님이 오는지 물어봤었어요.

지휘사 : …만약 내가 오지 않았다면, 어쩔 셈이었어?

유우토 : 오는 걸 재고해 봤을 거예요. 신기사의 휴가는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유우토 : 어쨌거나, 당신이 와 줘서 정말 기뻐요.

 

유우토는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유우토 : 예전에 활을 연습할 때, 사부님이 바다 건너편의 나라에 대해 말해주신 적이 있어요.

유우토 : 제 사부님은 거친 분이에요. 가끔 매우 거친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는 하죠. 하지만 전 그 자유로운 말과 개성이 부러웠어요.

유우토 : 저도 사부님의 거친 말들을 따라한 적이 있었어요. 의외죠?

지휘사 : 네가 거친 말을 쓴 것보다, 나에게 이 일을 말해준 것이 더욱 놀라운데…

유우토 : 하하… 그러게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땐 전혀 부담이 없으니까요.

유우토 : 어쩌면 전 당신이 절 상처입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솔직하고 버릇없이 굴 수 있는 거겠죠.

유우토 : 물론… 당신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긴다는 뜻은 아니에요… 만약 불편하다면 말해주세요. 조심할게요.

유우토 : 죄송합니다. 제가 당황스러운 말을 했죠? 달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제가 흥을 깼군요.

유우토 : 어쨌든, 이곳에 와서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유우토 : 정말 편안한 바닷바람이에요. 잠깐 이렇게 조용히 함께 있어주세요.

 

바닷바람이, 유우토의 머리를 살랑살랑 매만졌다. 한낮의 무더위가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밤바람이 기분 좋았다.

 

한동안 둘이서 조용히 바람을 쐰 후, 유우토와 헤어져 펜션 뒤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지휘사 : 아까 니유가 이쪽으로 오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2. 니유

 

 

불빛이 비추지 않는 곳은, 달빛이 대신 밝혀주고 있었다.  

저 멀리서, 본 적 있는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니유였다. 

 

그녀가 보였던 장소까지 이동하자, 어느샌가 니유가 사라져 있었다.

 

지휘사 : 이상하다, 방금 분명 여기 있었는데…

 

??? : 우―와!

지휘사 : 으악―! 니유! 깜짝 놀랐잖아!

니유 : 내가 할 말이야. 대체 왜 따라온 거야?

니유 : 설마 낮에 논 걸로 부족해서 밤에도 놀자고 하는 거야?

니유 : …헤헤, 장난이야. 네가 날 찾으러 와서…정말 기뻐!

지휘사 : 역시 아까 했던 말은 와 달라는 메시지였구나. 하지만 너무 애매하잖아! 나 빼고는 아무도 이해 못 했을 거라고!

니유 : 크흠, 흠!… 들켰네.

니유 : 사실 저…음…누군가가 날 찾아오는 걸 보고 싶었어.

니유 : 내가 평소에 매사 적극적인 건 사실…억지로라도 적극적이지 않으면, 누구도 먼저 날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야…

니유 : 난 사랑 받는 타입은 아닌가 봐… 아무래도 안처럼 다정다감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앙투아네트처럼 똑똑해야 하는 걸까?  난 경찰이니까…무섭게 하지 않으면 위엄이 서지 않을 것 같아서 평소엔 항상 무섭게 군다구. 하지만 지나쳤던 걸까… 인기가 없는 것도 당연할 지도…

 

니유는 말을 하면서 점점 침울해졌다. 목소리도 점점 힘이 빠졌다. 

그런 그녀를 어떻게든 위로하고 싶어서, 무심코 머리를 쓰다듬었다.

 

니유 : 아― 머리 만지지 마!

지휘사 : 니유도 니유만의 귀여움이 있어. 네 활력, 네 열정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너만의 장점이야.

니유 : 귀여운게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지휘사 : 왜 아니라고 생각해? 자, 우리 귀여운 니유 아가씨에게 유일하게 남은 간식을 바쳐볼까.

 

주머니에서 낮에 도시에서 산 사탕(배멀미약)을 꺼내 니유의 손에 올렸다.

 

니유 : 내가 애도 아니고… 무슨 사탕이야…

 

화를 내면서도, 사탕을 입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내 옷을 꽉 붙잡았다.

 

니유 : 가자.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계속 산책하자구.

 

그렇게 한동안 둘이서 해변을 걸으며, 조금 진정되었는지, 니유는 점점 평소의 텐션으로 돌아왔다.

달빛을 받으며, 둘이서 느긋하게 산책하며… 파도소리가, 부드럽고도 따스하게 우리들을 감싼다.

 

니유 : 고마워, 이야기를 나눴더니 개운해졌어! 난 이제 펜션으로 돌아갈게.

니유 : 어… 그리고… 아, 내일도 실컷 놀자!

 

그렇게 말하며, 니유는 타박타박 펜션 쪽으로 달려갔다.

그 후 나는, 따스한 달빛을 쬐며 혼자서 백사장 쪽으로 걸어갔다.

 

지휘사 : 후우, 제법 걸어왔는데…음? 저건…

 

 

3. 와타리

 

 

백사장을 둘러보자, 달빛이 내리쬐는 바다를, 한참 바라보고 있는 와타리를 발견했다.

 

와타리 : 아, 지휘사님이군요.

지휘사 : 와타리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와타리 : 와타리는…계속 여기서 바다를 관찰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여기는 처음이라서요.

와타리 : 저 곳, 밤이 되면 모래가 다른 색이 되는 것 같아요…

 

와타리의 가느다란 손가락 끝으로 백사장의 달빛 아래 은색으로 부서지는 파도가 보였다. 

그리고 마치 별처럼… 파란색, 금색으로 빛나는 작은 점들이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것이 보였다.

 

지휘사 : 마음에 든다면, 가까이에서 봐봐.

와타리 : 괘…괜찮을까요? 저렇게 예쁘고…저렇게 조용한데…와타리가 가면 사라지지 않을까요?

와타리는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아무래도 가까이에서 보고 싶지만, 가까이에 가면 모든 것이 사라질까 봐 두려운 듯했다.

 

지휘사 : 문제없어.

 

와타리의 손을 잡았다.

 

지휘사 : 자, 건너가자.

 

달빛 아래에서 기묘한 빛을 반사해내는 각양각색의 조개껍데기. 

낮에는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은 거겠지.

 

와타리 : 예쁘다…

지휘사 : 와타리, 몇 개 가져가도 돼. 예를 들면―이건 어때?

 

발 아래에서 반투명한 조개껍데기를 발견해 들어올렸다. 마치 날개와도 같은 모양이었다.

 

와타리 : 아…정말 가져도 돼요…?

지휘사 : 응, 와타리에게 잘 어울려.

와타리 : 감사합니다. 소중히 아낄게요.

와타리 : 오늘, 지휘사님과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어서…정말, 정말 기뻐요.

와타리 : 저… 고마워요, 지휘사님.

 

그렇게 말하며 부끄러워하는 와타리의 미소는, 어떤 빛보다도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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